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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story

김건희, 한동훈, 이재용 그리고 언론

대한민국의 시사 관련 신조어 중 블레임룩(blame look)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지탄의 대상이 된 인물의 패션이나 의상이 갑자기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끌게 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블레임룩의 대표적인 경우가 1990년대 후반 탈옥수 신창원의 티셔츠다.

 

 

 

블레임룩은 비정상적인 수익으로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구매한 이들과 이를 가능케 한 사회적 구조를 동시에 비판하는 순기능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언론은 이러한 블레임룩을 일부 범죄 혐의자들의 의혹에 대한 프레임 전환이나 그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 위한 용도도 이용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삼성 이재용 당시 부회장의 패딩과 2022년 김건희 슬리퍼 완판 그리고 2022년 한동훈의 패션 기사들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의 이재용과 패딩 품절

 

 

2019년 12월 언론은 '이재용 패딩'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혐의와 관련해 추가 고발된 상태범죄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사실과 증거들이 언론 보도와 재판 등 관련 기관에 의해 밝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2019년 12월 12일, 연합뉴스). 하지만 일부 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은 이재용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회계 사기 혐의보다는 이재용의 패딩에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쏟아냈다. 

 

주가 조작 혐의의 김건희와 슬리퍼 완판

 

 

2022년 3월 김건희에 스카프와 스타일에 관심을 가지던 조선은 4월에 드디어 김건희를 완판녀로 만들었다. 이 후부터 많은 언론들은 '김건희 슬리퍼'에 대한 기사을 연일 보도했다. '김건희 슬리퍼' 기사가 도배되기 직전인 4월 1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재판과정에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김건희씨 계좌를 직접 관리한 정황이 드러났고, 김건희와 주가조작 선수의 연결고리도 나왔다(2022년 4월 1일, 오마이뉴스). 하지만 언론은 김건희의 주가 조작 의혹과 새롭게 밣혀진 사실들 보다는 김건희의 슬리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김건희 슬리퍼 품절', '김건희 완판녀'와 같은 단어로 새로운 이미지를 싣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휴대폰 비밀번호와 한동훈 패션


2022년 4월 데일리안의 한동훈 스카프 보도를 시작으로 언론은 한동훈을 '모델 포스', 비주얼 깡패' 같은 용어를 통해 이미지 세탁을 해주고 있다. 한동훈은 채널A 기자의 ‘취재원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되었으나 4월 6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피의자 꼬리표’를 뗐지만,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여전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2022년 4월 7일, 한겨례). 한동훈은 결국 범죄 혐의가 있어서 핸드폰을 압수당했는데 핸드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열지 못하게 해서 무죄가 된 범죄 혐의자이다. 하지만 언론은 한동훈의 범죄 혐의와 핸드폰 비밀번호 보다는 그의 패션과 안경, 스카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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