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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story

난방비 폭등의 진실

2023년 대한민국의 겨울에 한파와 함께 난방비 폭탄 고지서가 날아왔다. 

 

난방비 폭등의 주 원인으로 대부분 에너지 비용의 상승을 꼽는다. 가스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스요금은 환율과 국제천연가스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 시기의 난방비 폭등의 주요 원인이 2022년 초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으로 본다.

 

많은 국민들이 난방비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정부 여당과 국민의힘 그리고 대부분은 언론은 난방비 상승에 대한 대책 없이 전 정부 때문에 난방비가 올랐다는 주장만 연일 쏟아내고 있다. 

 

난방비 폭등은 정말 이전 정부의 탓인가??

 

난방비 폭탄 고지서와 관련해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국민의힘 김기현은 과거 문재인 정부가 당시의 가스 가격이 2~3배로 오를 때 난방비를 13%만 인상시켰고, 이후 모든 부담이 윤석열 정부의 몫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여당 의원의 주장을 바탕으로 여러 언론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이전 정부가 가스비 인상 요구를 묵살하고 가격을 동결했기 때문에 난방비가 폭등했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럼 정말 문재인 정부는 가스요금이 반드시 인상해야 할 시점에 인상 요구를 무시하고 가격을 동결했기에 국민들이 난방비 폭탄 고지서를 받게 된 것인가?? 

 

우선 가격 동결 주장을 알아보자.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스 요금은 환율과 국제천연가스 요금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환율이나 국제천연가스 요금이 안정적이라면, 굳이 가스 요금의 큰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5년간 환율과 국제천연가스 요금은 안정적이었고, 따라서 문재인 정부 시기의 가스 요금 인상 요인은 그리 크지 않았으며, 이러한 인상요인에 대해서는 2022년 2분기부터 요금에 부분적으로 반영하기로 부처 간 정리가 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실제 2022년 4월~5월 가스요금은 약 13% 인상했다(신문고 뉴스, 23년 1월 27일). 서울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당시 LNG 수입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가스요금을 올려야 할 급박함이 없었으며, 문재인 정부가 가스요금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지 않은 건 맞지만, 그게 난방비 폭탄의 원인이라거나 현 정부에 책임을 전가했다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더스쿠프, 23년 1월 27일).

 

즉, 문재인 정부 시절 가스 요금 인상 요인은 그리 크지 않았으며, 요금 인상이 필요한 만큼 가스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난방비 폭등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

 

국민의힘 정진석과 보수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지금의 난방비 폭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30일 YTN에서 보도된 정진석 발언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생산 단가가 싼 원전 가동을 틀어막고 발전 단가가 원전의 6배 이상인 풍력, 태양광 발전에 돈을 쓸어 넣어 난방비가 폭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장 역시 제대로 된 근거가 없는 거짓 주장과 가짜 뉴스였다. 우선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건 맞지만, 원전 가동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실제 원전 가동률은 2015년 85%에서 2018년 66%까지 하락했다 안전 점검이 끝나고 재가동하면서 2021년 76%, 2022년 81%까지 늘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오히려 원전 발전량도 늘었고, 발전 비중도 커졌다(MBC뉴스, 23년 1월 27일).

 

따라서 정진석 발언을 사실에 근거해서 보면, 문재인 정부의 원전 가동률이 높아져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고 하는 것이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 

 



 

가스공사 미수금도 문재인 정부 탓??

 

가격 동결, 탈원전 정책 외에도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은 가스공사 미수금 증가로 난방비가 오를 수밖에 없었으며,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이전 정부 탓이라는 주장과 뉴스도 만들어 냈다. 특히 보수 언론들은 '가스공사 미수금 눈덩이'와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나 여당 의원의 말을 빌려 지금의 미수금 사태는 문재인 정부 때문이며 이로 인해 난방비가 폭등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럼 실제 가스공사 미수금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가스공사는 한전과 같은 공기업과는 다르게 가스공사는 ‘적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미수금’이란 표현을 쓴다. 가스공사는 공급원가의 95%가 외국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 대금으로 비싸게 사거나 환율 급등 등 대외적 여건이 발생하면 그만큼 생산원가가 높아지므로 도매가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어떤 정부이든 국내 소비자물가와 경기변동 등에 따라 난방비를 책정할 밖에 없어 공급가를 통제하면서 이를 ‘미수금’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신문고뉴스, 23년 1월 30일). 

 

최근 5년 가스공사 미수금 자료에 따르면 공사 2018년 말 미수금은 6200억 원이고 2019년 말 1조 2817억 원, 2020년 말 6911억 원, 2021년 말 1조 7656억 원으로 코로나19 시기 요금 인하에도 문재인 정부 내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공격적으로 20% 이상 가스 요금을 인상했음에도 가스공사의 미수금 문제를 되려 키우기만 했다. 가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스공사 누적 미수금이 총 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5조 원의 미수금을 후임 정부에 모두 전가했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정부가 가스 요금을 24%나 올리고도 출범 7개월 만에 4조 원의 미수금을 추가로 누적한 것까지 문재인 정부 실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민들레, 23년 1월 26일).

 

정말 난방비 폭탄이 가스공사 미수금 때문이라면 전 정부 탓을 할 것이 아니라 7개월 만에 4조 원의 미수금을 추가로 누적시킨 현 정부의 반성과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결국, 국민의힘이나 대부분의 언론에서 쏟아내고 있는 기사처럼 난방비 폭등이 이전 정부 탓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진짜와 거짓을 교묘하게 썩은 가짜뉴스이며 거짓 선동이다. 

 


 

참고 자료 

 

김성진, (2023년 1월 26일). [팩트체크]'난방비 폭탄'도 문재인 정부 탓?…억지 주장, 민들레.

 

김시연, (2023년 1워 27일). "난방비 폭등은 문재인 정부 탓" 국힘 주장 '대체로 거짓', 오마이뉴스.

 

김정덕, (2023년 1월 27일). LNG 가격 급등한 건 尹 정부 때다, 더스쿠프.

 

유혜림, (2023년 1월 27일). "文정부, 요금 인상 8번 묵살…결국 난방비 폭탄으로", TV조선.

 

임두만, (2023년 1월 27일). [팩트체크] 난방비 폭탄, 문재인 정부 때문일까?...대체로 거짓이다, 신문고뉴스.

 

전주영 등, (2023년 1월 27일). LNG값 폭등에도 가스요금 7차례 동결... 난방비 상승폭 커져, 동아일보.

 

전준홍, (2023년 1월 27일). [알고보니] 난방비 폭등 네탓 공방‥확인해보니, MBC뉴스.

 

임두만, (2023년 1월 30일). '난방비폭탄' 가스공사, 미수금·부채 계속 늘어도 흑자...비밀은 숫자놀음, 신문고 뉴스.

 

정유진, (2023년 1월 30일). 정진석 비대위원장 "文 정권 탈원전이 난방비 대란 초래",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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