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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economics story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나?

 

버클리 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인 폴 피프(Paul Piff)는 2014년 4월 TED 강연을 통해 자신의 실험

결과를 밝힌 적이 있다. 강연 제목은 <돈이 당신을 사악하게 만드나?(Does money make you mean?)>였다.

 

www.npr.org/2014/04/04/295360962/does-money-make-you-mean 

 

Paul Piff: Does Money Make You Mean?

Social psychologist Paul Piff describes how wealth changes behavior and how almost anyone's behavior can change when they're made to feel rich.

www.npr.org

피프 교수는 버클리 대학교 학생들을 여러 명 불러 두 명씩 짝을 지은 뒤 모노폴리 게임(한국으로 치면

부루마블)을 시켰다. 그런데 게임 규칙이 독특했다. 갑과 을 두 사람을 게임에 붙인 뒤 규칙을 절대적으로

갑한테 유리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예를 들면 갑은 시작부터 을보다 두 배의 돈을 가지고 게임을 한다.

갑이 사용하는 말은 롤스로이스였고, 을의 말은 낡은 신발이었다. 갑은 두 개의 주사위를 사용했고, 을은

한 개의 주사위만 사용했다. 갑은 출발선을 통과할 때마다 두 배의 월급을 받았다. 이렇게 하면 게임 자체가

안 되기 마련이다. 갑에게 기울어진 운동장, 즉 무조건 갑이 이기는 게임이었던 셈이다. 

피프 교수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갑과 을의 행동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는 놀라웠다. 당연히 이기는

게임을 한 갑은 공통적으로 “나는 이 돈으로 모든 걸 할 수 있어”라거나 “세상을 다 사버릴까?”라거나

“야, 너는 이제 엿 됐다”라면서 거만을 떨었다. 부가 증가할수록 갑은 점점 더 을에게 무례한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갑은 결코 을의 처지에 동정심을 보이지 않았다.

게임이 끝나고 피프 교수는 참가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갑에게 느낌 점을 묻자 그들은 공통적으로 “제가 이런

훌륭한 전략을 사용해서 이겼어요”라며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자랑했다. 그들 중 그 누구도 자신의 승리가

기울어진 운동장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실험을 마친 뒤 피프 교수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금수저들은 자신의 성공을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과 재능 덕분으로 생각한다.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가 금수저가 될 수 없다는 간단한 통계적 사실도 무시해 버린다. 그냥 자신이 잘 나서 승리의 영화를 누린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위험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금수저들의 문제는 단지 그들이 재산을 불공정한

방식으로 차지한다는 대목에서 끝나지 않는다. 금수저들은 불공정한 게임의 룰을 이용해서 계속 승승장구한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사회 지도층이 될 것이다. 

그렇게 그들이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올라서면 이 사회가 어떤 모습이 될까? 그들은 무례하고,

동정심이 없으며, 가혹하고, 거짓말을 많이 한다. 한국 사회는 이런 사람들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

그 사회가 과연 연대, 협동, 나눔, 함께 하는 가치의 소중함을 공유할 수 있을까? 

 

폴 피프 교수가 묻는다. “돈이 당신을 얼마나 사악하게 만드느냐?”라고. 한국 사회는 이 질문에 뭐라 대답할

것인가? 부가 아무런 대가 없이 대물림되는 세상, 금수저들이 버젓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이용하여 사회 지도층이

되는 세상, 이 공포의 세상을 우리가 더 이상 좌시하지 않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 자료 : 2016년 10월 11일 민중의 소리 이완배 기자의 '[기자수첩] 금수저의 경제학, 금수저가 판치는 사회가 왜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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