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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story

한국 의료 접근성 - "팩트체크: 의사협회 진료거부 사태에서 제기된 주장에 대하여" 요약

일부 의사들이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집단 휴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집단 휴진의 이유를 크게 4가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이 중 '의대 정원 증원' 이슈 중 '한국 의료의 접근성'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글은 2020년 8월 26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발표한 '팩트체크: 의사협회 진료거부 사태에서

제기된 주장에 대하여'를 요약한 글입니다(원본 출처 : https://www.humanmed.org/index.php )  


의사단체들은 한국의 의료 접근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 근거로 환자 1인당 

외래진료 건수와 입원일수 등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한국은 환자의 연간 외래 진료 건수가 16.6회로 OECD 평균 6.8회를 크게 상회하고 있고 

또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진료 건수가 많다고 해서 의료 접근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OECD는 해당 통계를 발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진료 건수가 많은 이유는 행위별 수가제 때문에 

의료공급자들이 과잉의료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 적은 수의 의사가 많은 수의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진료 시간이 짧은 반면,

건당 평균 입원일수는 세계에서 가장 긴 18.5일로 OECD 평균 7.7일의 2배 이상이다.

2019년 OECD 발표에 의하면 긴 입원기간 역시 높은 의료 접근성이 아니라 비효율과 열악한 의료대응을 

시사하는 지표이다. OECD는 민간의료중심 체계의 경쟁적 의료공급시장과 지불제도가 일으키는 과잉 

의료공급으로 인한 문제라고도 지적해왔다(OECD, 2012).

 

1. 의료의 경제적 장벽이 매우 높다

상당수 의사들은 한국의 경제적 의료접근성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고 있다. 하지만 <그림 7>에서 보듯

한국은 가계 의료비 부담이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비 보장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59%로 OECD 평균 73%에 훨씬 못 미친다
높은 본인부담 때문에 가처분 소득의 40% 이상을 의료비로 쓰는 ‘재난적 의료비 지출가구’가 미국보다 많으며,

이런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으로 진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특히 가장 의학적 필요수준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의료 장벽은 매우 높다. 건강보험 보장율이 낮으니 공공부조라도 뒷받침해야 하는데 2017년 빈곤율이 17.4%에 이르는

반면 의료급여 수급율은 2.9%에 불과한다.

 

2. 지역 의료 공백 및 의료 소외가 심각

지리적 접근성도 좋다고 할 수 없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한해서는 의사를 만나기 편할 수 있으나,

지방에 사는 주민들은 꼭 필요할 때 의료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지역 의료 인프라와 의료인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도 최근 제시했듯 인구 1000명당 의사가 서울은 3.1명인데 비해 경북은 1.4명에 

불과하며, 특히 서울 종로는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16.27명인데 반해 경북 영양은 0.72명으로 

무려 22배 격차가 난다. 강원도는 경북 영양처럼 인구 1000명 당 의사가 1명이 채 되지 않는 시군구가 

18개 중 9개에 이릅니다. 의료 자원의 불균형은 심각한 의료격차를 낳고 있습니다. 

‘치료 가능한 사망률(amenable mortality rate)’이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 서울은 44.6명, 충북 58.5
명으로 30% 이상의 차이가 나며, 특히 서울 강남구는 29.6명인데 반해 경북 영양군은 107.8명으로 

그 차이가 3.6배에 이른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서울은 10만명 당 28.3명인데 경남은 45.3명이나 된다.

진료 대기시간이 짧다는 말도 반만 맞는 이야기이다. 수도권과 대도시 경증환자를 보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대기가 짧을지 모르지만 지역에서는 긴박한 외상·응급·분만 환자들이라도 

바로 치료받을 수가 없다.
단적으로 3대 중증응급환자(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의 발병 후 응급의료센터 도착시간이 

평균 4시간에 달한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응급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시·군·구도 32개에 달하고, 

8개 지역은 아예 동네병원 응급실조차 없는 실정이다.
산모가 분만의료기관에 도달하는 평균시간도 큰 차이가 있으며, 이는 분만취약지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OECD 대비 모성사망비가 높고 신생아 사망률의 지역 편차가 심하다.


이처럼 ‘한국의 의료접근성이 경제적, 지리적으로 이미 OECD 국가의 상위권’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심각한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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