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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story

의사 선생님 VS 의료 기술자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는 2017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의 65.7% 수준이며, 10만명당 의대 졸업자수도 OECD평균의 58% 수준으로 의사 수가 부족한 나라이다. 또한 OECD 내 여러 국가들은 의과대학 학생을 증원(2000년 이래 졸업자 증가 비율; 호주 2.7배, 아일랜드 2.2배, 네덜란드 1.9배, 캐나다 1.8배, 스페인 1.6배)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한국은 2006년까지 의대 정원의 약 10%를 감축했고 그 이후 동결하고 있다(출처 : https://politics-economics-story.tistory.com/20 ). 즉, 한국은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이다.

 

한편, 환자의 연간 외래 진료 건수는 OCED 평균보다 높아 진료 시간은 짧고 건당 평균 입원일수는 긴, 비효율적이고 열악한 의료 대응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의료의 경제적 장벽이 매우 높아 가계의 의료비 부담이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역별 의료 격차도 상당히 높다(출처 : https://politics-economics-story.tistory.com/21 )

 

따라서 정부는 의사 수 증가와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할 계획을 수립하였고, 이에 의사 협회는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며 현재 집단 진료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인 국민들이 바라보는 의사

 

사진 출처 : https://redfriday.co.kr/1502

한국에서는 병을 치료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의료인(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조산사)이라 부르고 있으며, 이들 명칭에 스승 사(師)를 사용하고 있다(변호사는 선비 사(士)를 검사나 판사는 일 사(事)를 사용).

이렇듯 한글로 같은 '사'이지만 한자로 다른 의미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사회적 가치 판단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의사와 같은 의료인은 변호사와 같이 전문성이 높아야 하지만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어야 하고검사나 판사처럼 지위나 평판이 높지만 관직에 있는 사람들처럼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한다나와 같은 일반 국민들은 의사들이 높은 전문성과 함께 좋은 평판과 지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권력자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에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의사들의 바라보는 의사

대한의사협회 산하 기관인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일 SNS에 '의사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 중 1번 문제가 두명의 의사 보기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위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일부 의사들은 직업적 소명이나 사회적 가치와는 상관없이 '전교 1등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직업'으로 의사를 생각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그 결과가 1등이면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의사나 판사, 검사를 하고 그 다음 등수들은 또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그리고 성적이 한참 모자르는 사람은 의사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 영, 수, 사, 과를 잘 해서 전교 1등을 하면 무조건 진단을 잘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들은 전교 1등이기 때문에 의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국민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엔 관심이 없고, 그냥 내 학창 시절 성적에 대한 대가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의사를 선택하고 있다.

 

이번 의사 집단 휴진 또는 집단 진료 거부 사태는 의사들의 그런 시선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의사라는 직업은 아픈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아픈 이들에게 건강한 삶을 찾아주기 위해 애쓰는 일을 하기에 우리는 그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지금의 의사들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픈 이를 치료하지 않겠다고 외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정당하지도 않지만, 설사 그 주장이 정당하더라도 본분을 잊고 아픈 이들의 호소를 외면한다면 그들의 주장은 명분을 잃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들에게 스승 사를 계속 사용해야 할까?? 

전교 1등이어서 그에 걸맞는 돈과 명예, 지위, 평판을 얻고자 의사가 되었다면, 그들에게 어울리는 직명은 '의료 기술자'나 '의료 행위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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