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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story

국토부와 원희룡이 공개한 자료는 김건희 로드 건설을 위한 명분 만들기

7월 20일 노컷뉴스 정석호 기자는 「양평 '김건희 라인', 원희룡 취임날 첫 보고 뒤 15차례 회의」라는 기사를 통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안이 원희룡 장관 취임날인 2022년 5월 16일에 첫 내부보고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위 기사에 따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용역업체인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은 원희룡이 장관으로 취임한 2022년 5월 16일 국토부 산하 공기업 한국도로공사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공사 착수보고를 진행했다. 해당 보고서에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은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기존 양서면 종점안이 아닌, 이른바 '김건희 라인'이라고 불리는 대안노선(강상면 종점)안으로 공사를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원희룡 장관 취임에 맞춰 김건희 일가에 대한 수혜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공개할 수 있는 자료'만 공개한 국토부와 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대해 의심이 계속 이어지자 급기야 원희룡은 7월 23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관해 국토부가 '공개할 수 있는 자료'만 모두 공개하면서 그간 제시된 김건희 일가 특혜 논란 등을 모두 '괴담'이라 했다.

 

사진 출처 :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국토부는 떳떳한 척 모든 자료를 공개한다고 외쳤지만 '공개 가능한 자료'로 분류된 자료만 이번에 공개되었다. 국토부에서 지정한 '공개 가능한 자료'는 당연히 국토부측에 유리한 자료일 것이고 의혹의 열쇠를 풀 수 있는 건 모두 '공개 불가능한 자료'로 지정했을 가능성이 크며 이를 증명하듯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대부분 2022년 7월 이후의 것들이다. 즉 종점 변경을 위한 조작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이후의 자료들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그리도 당당하게 공개한 자료들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윤석열 인수위 시절인 2022년 4월까지는 어디에도 "종점 변경"이라는 문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윤 대통령 취임 직후에야 종점 변경 연구를 본격화하더니 이후 올해 3월까지 7차례나 용역사가 국토부에 종점변경 연구안을 보고했다. 원희룡이 매우 주도면밀하게 장기간에 걸쳐 매우 그럴 듯한 외관을 만들려 나름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2년 1월의 타당성 조사 추진 가안을 보면 "대안노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걸 근거로 "종점 변경은 문재인 때 한 거다!!"라고 우겼다. 그러나 이 대안노선이란 건 시점과 종점은 확정하고 우회도로를 만든다거나 터널을 뚫는 등의 미세조정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대안노선 이라는 문구를 구실로 ‘김건희 로드’를 '문재인 정부 탓'이라 우기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짓이다.

 

강상면으로 종점을 바꾼 것은 현재의 국토교통부와 원희룡

 

한편, 이번에 공개된 2022년 3월 29일의 '착수계', 4월의 과업수행 계획서에도 종점은 여전히 양서면으로 못 박아 두고 있다. 노선변경 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반복해서 다짐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했다가 겨우 두세 달 사이에 강상면으로 종점을 바꾸고 전체 노선의 55%나 바꾼 것이 현재 국토교통부와 원희룡이다.

 

원희룡 장관 취임 3일 후인 5월 19일의 착수보고서를 보면 여기에서야 비로소 종점 변경이 등장한다. 종점은 원안대로 양서면이라 하면서도, "철새와 하천을 보호를 위해" 강상면으로 바꾸자는 제안을 갑자기 한다. 그런 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다 하는 것인데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작년 6월의 국토부 보고자료를 보면 그 자료에서조차 “양서면 종점 원안이 ‘강서면’ 종점안보다 경제성이 우수하다”고 적혀 있다. 강서면은 강상면의 오타인데 어쨌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토부 내부에서는 속칭 ‘김건희 로드’가 말이 안 된다는 걸 다 알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022년 7월 양평군청 안철영 국장을 내세워 양평군이 먼저 제안한 것처럼 꾸며...


2023년 7월 26일 양평군청 안철영 국장을 내세워 양평군이 먼저 제안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다. 이 안철영 국장은 이미 2017년부터 강상면 종점안을 입안, 계획한 인물로 그가 맡은 역할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이다. 즉, 이 도로 종점 변경 사유가 “양평군민의 청원”이라는 걸 입증하기 위한 방패막이 역할을 맡은 인물이란 것이다.

 

사진 출처 : 국토교통부 공개 자료

 

이 날을 기점으로 양서면 안과 강상면 안을 나름 대조하고 고민하는 '척'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해 9월에 들어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강상면으로 종점 변경에 착수하고 그 무렵부터 안철영 국장이 죽 그어놨던 변경안을 대놓고 표시하더니, 갑작스레 원안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가 슬금슬금 계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월에 실시한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에선 아예 강상면 종점안을 ‘최적안’이라고 이름을 바꿔버렸다. 이름부터 이 강상면 변경안을 밀고 나가겠다는 속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이 보고서에는 대놓고 거짓말도 서술했는데 "원안(예타 노선)은 강하면을 통과하지 않아서 강하IC 설치가 불가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안철영이 올렸던 3개의 안 모두가 나들목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국토부의 해명(?)에 대해 여현정 양평군의원은 “종점을 변경시켜놓고 종점을 변경해야 되기 때문에 종점 변경의 명분으로 삼을 자료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거란 생각이 든다.”고 직격 했다. 즉, 국토부가 내놓은 해명 자료들은 모두 속칭 ‘김건희 로드’ 건설을 강행할 명분을 만들기에 불과한 것이란 뜻이다.

 


참고 기사

 

정석호, 2023년 7월 20일. [단독]양평 '김건희 라인', 원희룡 취임날 첫 보고 뒤 15차례 회의, CBS노컷뉴스.

 

조하준, 2023년 7월 25일. 들통난 국토부의 꼼수, 굿모닝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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